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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행위>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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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사람은 대학교 동창 창현이였다. 대학교를 졸업한 지 7년이 지난 지금, 창현이는 갑작스럽게 나를 대학 동창회에 초대했다. 반가운 마음도, 설레는 마음도 있었지만 연락을 지속해오지 않던 내가 그 자리에 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친구들이 초대해준 것에 대해 의아하기도 했다. 

동창회라고 해봤자 결국엔 대학교 때 같이 어울려 다니던 친구들 뿐이었다. 언행이 거칠었지만 그만큼 리더십이 강했던 태식이와 그걸 항상 참고 받아주던 창현이. 그 둘이 앞장서서 걸었다면 그 뒤를 유미와 설아가 따라갔다.  핸드폰으로 연락만 주고 받느라 유미는 항상 앞서가던 창현이에게 부딪히곤 했다.  그 뒤로는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나와 도경이가 있었다. 매일같이 똑같던 친구들의 모습에 신기해하며 혼잣말을 하던 나에게 도경이는 피식 웃으며 대답해주곤 했다.

 '얘들은 항상 그 모습 그대론인 것 같아.'

 '우리도 마찬가지야.'

대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에는 모두가 바쁜 시간을 보내며 만나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마지막까지 연락하던 도경이와도 마지막으로 연락을 나눈 건 대학교를 졸업한 지 2년 정도 뒤에 태식이의 가정이 힘들어졌다는 소식이었다.

추억에 잠겨있던 나의 뒤로 철책상을 내리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이 새끼 거짓말 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하냐!"

"아니, 진짜라니까요."

뒷편 자리에서 김형사가 피의자에게 윽박을 지르며 짜증섞인 화를 내고 있었다. 덕분에 깊이 추억에 빠지지 않고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2주 후에 창현이네 별장에서 동창회라, 그립네, 그리워.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눈치를 보며 비번을 부탁했고, 확정이 된 후에 창현이에게 동창회에 갈 수 있다는 연락을 했다. 그리고 이틀 뒤 나는 반가운 사람의 문자를 받았다. 도경이었다.

'시담아, 너 정말 동창회에 올거야?'

바쁜 와중에 받은 문자는 왠지 썩 기분좋게 느껴지진 않았었다.

'왜? 난 가면 안 돼?'

'아니, 많이 바쁜 것 같은데 억지로 시간 내는 것 같아서. 다시 연락도 닿았으니까, 앞으로는 만날 기회도 많을텐데.'

'어차피 이미 비번을 잡아버렸어. 이랬다 저랬다 하기도 그렇잖아.'

'알았어..'

'그나저나 도경이 너 아직 안경 쓰냐?'

'응, 그건 왜?'

​'아냐, 그냥'

스토리텔러: 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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