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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행위>  조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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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조태식

직업: 백수

기억

태식이는 흔히들 말하는 금수저 집안이었다. 그가 제법 큰 회사 사장님의 아들이고, 곧 그 회사를 물려받을 것이란 건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부터 알 수 있었다. 부족함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풍족했고 타협이란 걸 모르고 자라온 전형적인 부잣집 도련님. 그것이 태식의 첫 인상이었다.

언행도 거칠고 자기주장이 강했지만 태식이는 주위 사람을 적으로 만들지는 않았다. 그는 사람을 잘 다룰 줄 알았다. ‘돈과 인맥이 힘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거친 언행은 화끈한 성격으로, 강한 자기주장은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포장되어 넓은 인맥을 만들어 나갔다. 재력 또한 그를 뒷받침하는데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런 태식은 유독 창현에게는 막 대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친구가 아닌 아랫것을 대하는 안하무인하고 거만한 그 태도는 주위 사람 여럿을 불편하게 만들곤 했다. 결국 언젠가 둘이 크게 주먹다짐을 한 일이 있었는데, 태식이가 창현이 아끼던 지갑을 짓밟고는 ‘따까리 새끼’라며 그를 무시한 것이 원인이었다. 


나중에 태식이가 술을 사줄 때, 나는 그 때의 일을 물어봤다. 태식이는 태연하게 ‘자신과 창현은 친구지만 그 전에 엄연히 위아래가 있는 상사와 부하 관계다.'라며 못을 박았다. 자고나란 환경이 달라서인지, 태식은 우리와는 사고방식이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리고 태식이는 신입생 때 유미를 좋아했었다. 같이 술을 먹다가 우연히 들은 얘기였는데, 그 이후로 둘이 썸 탄다거나 그런 얘기는 없는 걸 보면 이제는 아무 일도 아닌 듯 했다. 태식의 주위 여자들은 밥 먹듯이 바뀌는걸 보면 말이다. 

스토리텔러: 연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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