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행위> 과거사2
이름: 조태식
직업: 백수
프로필: ‘돈과 인맥이 힘이다.’
유미를 좋아했음
비밀: ?
그를 추적해야 한다.
두 번째 기억
"너!이 어린노무 쉐끼가! 지금 무슨 짓이야!" 깨진 머리를 부여잡으며 바이어가 고함쳤다. 유미는 내 옆의 여자 손에 이끌려 룸을 빠져나갔고, 가드들이 들이닥쳤다. 취해있었고, 방은 술냄새로 진동하는데, 정신은 이상하리만치 맑았다. 차라리 취해있었음 술주정이라고 해볼텐데 그럴 정신이 없었다.
"갑자기 거래 관계가 좀 짜증이 나더라고. 없던 걸로 합시다. 이 계약."
"이 미친놈이! 다 뒤졌어 니네는! 끝이야 끝!" 바이어는 가드들의 부축을 받으며 룸을 빠져나갔다. 나는 손에 들린 깨진 병쪼가리를 힘없이 던지고 마지막 남은 잔을 쭉 들이켰다. 식도가 타는 것 같았지만 속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쫒겨나다시피 나는 밖으로 나왔다. 담배에 불을 붙여 쉴 새 없이 연기를 마시고 뱉었다. 네 개피 쯤 줄담배를 할 때, 건물에서 유미가 나왔다. 그녀는 머뭇거리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구해줘서 고마워." 그 말을 듣는 순간, 쌓였던 취기가 갑자기 한번에 몰리는 느낌을 받았다.
"왜 이런데서 일하는거야?"
"응? 아, 돈이 필요해서. 그래도 이젠..."
나는 그 즉시 지갑의 수표와 돈을 꺼내 유미의 손에 쑤셔 넣었다. 백 약간 안되는 돈이었다. 그녀는 내 행동에 당황한 듯 했다.
"아니야 괜찮아. 나 이런거 필요 없어."
"그건 선금. 앞으로 매달 월 삼백만원 씩 선불로 결제한다. 매주 토요일 자정부터 일요일 자정 전까지 너를 사는거야. 내가 너를 끼고 술을 마시든 어디를 놀러가든 떡을 치든 내 맘대로 한다는 얘기지. 내일 나머지 돈 준다." 내 파격적인 미친소리에 그녀는 경멸하는 눈으로 나를 처다봤다.
"무슨 미친 소리야 그게?"
"저런데서 몸 굴리는 것보단 내 조건이 훨씬 괜찮은거 같은데."
"나 그런거 아니야. 오늘 딱 하루 와본거고 다시는 이런 일 안해."
"오늘 하루였든 다시는 이런 일 안하든. 넌 이미 유흥업소 다니는 여자가 됐고 나에게 약점을 잡혔어. 쪽팔리게 소문나서 학교 못 다니고 싶으면 맘대로 해."
"..."
검은 세단이 내앞에 급정거 했다. 운전을 하는 오기사가 차에서 내려 나에게 허리를 굽혔다.
"도련님. 사장님께서..."
"알았어." 차에 타면서 그녀를 봤다. 자신에게 직면한 상황과 배신같이 느껴지는 나의 행동 사이에서 갈피를 잃고 어쩌지를 못 하는 얼굴이었다.
"잘 생각해. 토욜날 보자." 나는 그렇게 말하고 차 문을 닫았다. 차는 빠르게 출발했고, 사이드미러에는 주저앉은 유미의 모습이 점점 멀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