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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행위> 중재
"야, 지창현 뭐하는 짓이야?"
도경이었다. 처음 들어보는 도경이 특유의 날 선 목소리였다. 도경이는 창현이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창현이의 표정이 더욱 날카로워지며 태식이에게 쏠렸던 모두의 눈길이 도경이를 향했다.
"도경이 너, 지금 뭐하자는 거야?"
"내가 뭘?"
도경이는 쓰고 있던 안경을 벗었다. 눈의 초점은 흔들림 없이 창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가 지금 하는 행동. 맞아?"
창현이는 도경이의 행동에 의문을 가진 듯 되물었다.
"맞아. 왜 굳이 그러는 거야? 그럴 필요까진 없잖아."
창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도경이 앉은 자리 옆으로 다가갔다. 창현이에게서 불안하면서도 익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말려야 한다.
"그만하자. 오늘은 다들 술 취하기도 하고 예전 일들도 생각나서 그런 것 같은데. 이쯤에서 쉬고 내일 마저 놀자."
"도경아, 이번 동창회가 끝나면 우린 서로 얼굴 보지말자."
창현은 그렇게 말을 내뱉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창현의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정적 속에 울려퍼졌다.
"도경아, 괜찮아?" 말을 걸자 도경이는 벌떡 일어났다.
"나도 방에 가서 쉬어야 할 것 같아, 미안." 도경이는 시선을 고정한 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어색한 분위기를 가진 채 각자의 방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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