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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행위>  깨진 향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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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심설아

직업: 조향사

향수:설아는 남들보다 특출나게 향을 잘 맡았다.

조향사:그녀는 조향사로서 성공하여 다양한 향수를

             만들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향을               더 이상 맡지 못하게 되었다.

​만족: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했다.

        그녀는 만족을 위해 Rosa mortal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깨진 향수병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놔! 내가 누군지 알아!? 여기 심설아와…”

내가 Rosa mortal을 만들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와중에 밖에서 소란이 벌어졌는지 큰 소리가 오갔다. 내 일이 아니기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내 이름을 듣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입구에 보인 것은 한동안 관리를 하지 않아 푸석한 얼굴의 태식이와 함께 그를 말리고 있는 경비원 2명이 보였다. 나는 한숨을 쉬며 다시 연구실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나를 본 태식이는 경비원 2명을 뿌리치고는 내 앞으로 뛰어왔다.

“헉, 헉. 이 년아 왜 내가 부르는데 대답을 안 해.”

그가 숨을 크게 내쉴 때 마다 역겨운 냄새가 올라왔다. 한동안 씻지 않은 머릿결보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악취가 뚜렷하게 그의 상황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할 말 있으면 들어와.”

나는 손수건으로 코를 막고 경비원들에게 고개를 숙인 후 연구실로 들어갔다.

“성공했네, 심설아.”

태식이는 플라스크들을 만지며 말했고, 그에게서는 악취가 풍겨왔다.

“그래서 여기 온 목적이 뭐야.”

나는 그가 들고 있는 플라스크들을 뺏으며, 그에게 나는 악취를 맡기 싫어 fresco lima를 주변에 뿌렸다. 향수를 뿌리자 상쾌한 향이 주위에 퍼졌지만, 이내 그의 악취는 풍겨왔다. 그러고는 Rosa mortal을 만들기 위해 소독용 에탄올과 베이스, 그리고 여러 향들의 정확한 비율을 맞춰갔다.

“돈 좀 줘, 아주 많이.”

“….”

돈에 대해 부족함이 없던 그의 입에서 돈을 빌려달라는 얘기가 나올 줄은 몰랐다. 그정도로 태식이가 망한 걸까. 망나니로 산다는 태식이의 소문을 들은 나는 아무 말 없이 그의 눈을 피했다.

“이것들이 돈 있을때는 아양을 부리더니, 없어지니 개무시를 해?”

그는 벌떡 일어나 플라스크들과 유리병들, 다양한 화학액체들이 놓인 테이블들을 발로 찼다.

“뭐 하는 짓이야!”

나는 온 힘을 다해 그를 막았지만, 그는 나를 밀쳐냈다. 다양한 향수의 샘플들과 함께 여러 액체들이 깨지는 소리가 내 머리 속을 울렸다. 나는 경비원들이 태식이를 끌고 갈 동안 연구실 바닥에 주저앉은 채, 바닥에 나뒹구는 향의 조각들을 멍하니 볼 수 밖에 없었다.

 

그 일이 나고 난 후, 맡을 수 있는 향들의 개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병원을 찾아갔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소리는 ‘후각신경마비’증상이라는 말밖에 없었다. 나는 내 후각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Rosa mortal을 완성시키고 싶었다.

 

새빨갛고 치명적인 그 향을,

스토리텔러: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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